서울의 한 카페, 창밖으로 한강이 흐르고 있다. 한강 작가와 알베르 까뮈가 마주 앉아 있다. 테이블 위에는 두 잔의 아메리카노와 『채식주의자』와 『페스트』가 나란히 놓여 있다. 한강: (미소 지으며) 까뮈 선생님, 선생님의 작품을 읽으며 많은 영감을 받았습니다. 특히 『시지프 신화』에서 말씀하신 '부조리한 세계 속에서도 인간은 반항할 수 있다'는 생각이 저에게 큰 울림을 주었어요. 카뮈: (고개를 끄덕이며) 한강 씨의 작품도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. 『채식주의자』에서 영혜라는 인물이 사회의 폭력에 대항하는 방식이 독특했어요. 자신의 몸을 통해 저항하는 그 모습이 시지프의 또 다른 형태처럼 느껴졌습니다. 한강: 영혜는 식물이 되려 했어요. 인간의 폭력성에서 벗어나 가장 무해한 존재가 되고 싶었던 거죠. ..